1. 통치행위의 의의

 

(1) 개념

통치행위란 대통령의 비상조치, 조약체결, 계엄선포 등과 같이 고도의 정치적 문제로 법적 구속을 받지 아니하는 행위를 말한다. 또 통치행위는 제4종의 국가작용라고도 하며, 협의의 행정개념에서는 제외된다.

통치행위의 존재이유는 기본적으로 권력분립의 실천에 있다. 즉 고도의 정치행위가 사법적 심사를 받게 되면 입법, 집행의 기능수행이 저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회에서 국회의원을 제명하거나, 대통령이 국무위원을 임명하는 것은 일반 공무원이 임명되거나 면직되는 것과는 달리 일반행정작용이 아닌 통치행위이다.

국회의원을 제명하는 행위가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된다면 국회의 정치작용이 약화되고, 사법부가 입법부의 우위에 서게 되어 권력분립원칙에 어긋나게 되고, 대통령이 국무위원을 임명하는 행위에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면 이 또한 대통령의 정치력을 약화시켜 권력분립의 대원칙이 무너지고 사법부가 행정부 위에 군림하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제도적 전제

통치행위는 법치주의가 확립되고, 행정소송의 대상에 관하여 개괄주의를 채택하고 있을 것을 전제로 한다. 즉 법치주의가 정립되어 있지 아니하고 행정소송의 대상이 한정적인 열기주의에 머물러 있는 경우에는 일반행정작용도 사법심사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괄주의(예시주의)란 행정작용이면 개괄적으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고, 열기주의란 행정소송사항으로 열기된 행정작용만 행정소송(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열기주의를 채택하고, 여기서 통치행위를 제외하면, 애초에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므로, 통치행위론은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만다.

 

2. 통치행위 관련 학설

 

(1) 부정설

법치주의원리 하에서 행정소송은 개괄주의를 인정하는 이상, 모든 행정작용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므로, 통치행위의 개념을 성립할 수 없다.

 

(2) 긍정설

 

① 재량행위설

통치행위는 국가최고기관의 정치적 자유재량에 의한 행위로,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이 견해는 재량행위는 사법심사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전통적 행정법이론에 기초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행정소송법 제27조에 의하여 재량행위도 그 일탈남용이 있는 경우에 법원의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학설은 타당성이 없다.

 

② 권력분립설

법원의 사법심사권에는 권력분립상 일정한 한계가 있는데, 통치행위도 그러한 거기에 해당한다(, 日 통설과 판례).

내재적 한계설(정치문제는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 낫고 법원이 이것을 심사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고 하면서, 정치적 문제에는 법원이 개입하지 못하는 내재적한계가 있다고 하는 견해)도 있으나 이것은 권력분립설과 큰 차이가 없다.

 

③ 대권행위설

국가원수가 하는 대권행위는 법률적 통제를 받지 아니하고 단지 의회나 국민의 정치적 통제만을 받는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일찍부터 "왕은 소추할 수 없다(The King is immune from suit)"라는 의식이 존재하였다. 구체적 사안과 관련하여 국왕의 대권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인지의 여부와 그 대권이 적정한 범위내의 것인지의 여부는 선결문제로서 심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④ 사법부자제설

원칙적으로 법원의 심판이 인정되나, 법원이 정치적 문제에 개입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스스로 그에 관한 판단을 거부한다는 견해이다. 이것은 현재 우리나라 헌법재판소의 입장이자 다수설의 입장이며, 미국 대법원의 입장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판례는 내재적 한계설(1979. 12. 7. 7970: 10.26계엄선포에 대한 위헌심판)을 취한 것도 있고, 헌재의 판례는 아니지만 권력분립설(서울고법재정 1964.7.16)을 취한 것도 있으나, 현재 헌법재판소의 판례는 사법부자제설을 취한다.

 

3. 인정 범위

 

(1) 헌법에 명문으로 사법심사를 배제하고 있는 경우

헌법 제64조제4항에 따라 국회의원의 자격심사, 징계, 제명처분에 대해서는 법원에 제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2) 학설상 인정되는 경우

주로 대통령의 국가원수 또는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행위와 국회의 일정한 행정에 대해 통치행위성을 인정하고 있다.

통치행위로 보는 행위로는 긴급명령, 계엄, 비상조치, 영전수여, 조약체결(외교행위), 사면권 행사, 법률거부, 국무위원 임면 등이 있다. 실질적 법치주의 하에서 통치행위를 인정하는 범위는 점차 축소되고 있다.

 

4. 관련 문제

 

(1) 국가배상의 문제

위법한 통치행위로 사인이 손해를 입은 경우 국가배상책임이 발생할 것인가에 대하여는 부정설과 긍정설이 있다.

 

① 부정설

부정설에 따르면 그 위법성 여부가 사법심사에서 제외되므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고(박균성), 또 명백히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된다고 판단되거나 기본권 침해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법원의 심리에서 배제되기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통치행위의 위법성을 주장하기 어렵고 따라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한다(홍정선).

 

② 긍정설

긍정설에 따르면 국가배상에서의 위법성과 통치행위의 위법성 개념은 서로 다른 것이므로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하면 배상책임을 부인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김남진).

 

(2) 손실보상의 문제

통치행위를 공공의 필요에 의한 적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보아 손실보상의 청구가 가능한지 여부가 문제된다. 여기에도 긍정설과 부정설이 대립한다.

 

① 긍정설

긍정설에 따르면 통치행위로 인해 국민에게 특별한 희생이 가해진 경우에는 평등원칙에 따라 손실보상이 가능하다고 한다(박균성).

 

② 부정설

부정설에 따르면 통치행위론은 위법한 통치행위에 대해 사법심사를 배제하는 것이므로 개념적으로 적법한 행위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손실보상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한다(홍정선).

 

(3) 통치행위의 한계

통치행위라고 하여 모든 법적인 책임에서 완전히 면제된다거나 무제한의 자유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통치행위라도 라도 헌법이나 법률에 명백히 위반하는 경우에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됨은 물론이고, 통치행위도 헌법상의 민주질서에 따라야 하므로 평등원칙, 비례원칙 등의 제한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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