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관제(spoils system)와 실적제(merit system)

 

1. 엽관제

 

(1) 엽관제의 의의

엽관제(spoils system) 또는 정실주의(patronage)공직 임용에서 인사 기준을 능력자격업적이 아니라 정치적 연고와 당파성개인적 충성심학벌지연혈연 등에 두는 제도를 의미한다. 특히 엽관제는 정당에의 공헌도를 관직의 임용기준으로 삼는 인사행정 제도를 말한다. 엽관제와 정실주의를 굳이 구분하여 사용할 경우, 미국에서 발전한 엽관제는 정치적 요인을 중요시하는데 비해, 영국에서 발전한 정실주의는 학연혈연 등 귀속성(ascriptiveness)을 중시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2) 엽관제의 발전 과정

엽관제는 민주정치의 발달과 같은 맥락에서 생성발전하였다. , 엽관제는 19세기초 정치적으로 자유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정착된 미국에서 관료기구와 국민과의 동질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발전하였다. 엽관제는 입법국가 시대의 행정의 단순성 때문에 가능하게 된 제도이기도 하다. 당시의 행정은 질서 유지적인 단순 업무가 주를 이루어 보통 사람들도 누구나 공무원의 직무를 담당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해 공직의 개방이 훨씬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3) 엽관제의 장단점

이러한 엽관제는 국민의 요구에 대한 관료적 대응성을 향상시키고, 행정의 민주화에 기여하며, 대통령의 정책 실현을 용이하게 해 주고, 정당정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다른 한편 이러한 엽관제는 행정의 능률성공정성계속성안정일관성을 훼손하고, 정당의 과두적 지배를 촉진함으로써 매관매직이나 뇌물 수수 등의 정치적행정적 부패를 초래한다는 단점을 지닌다.

 

2. 실적제

 

(1) 실적제의 개념 및 대두 배경

실적제(merit system)란 공직에의 임용이 능력과 자격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제도를 의미한다. 실적제는 행정이 복잡화, 전문화되는 등 정치적사회적 환경이 변화하고 엽관제의 폐해가 극심해짐에 따라 엽관제에 대한 비판운동에서 출발하였다.

 

엽관제는 시대의 변천과 함께 정치행정적 부패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무원이 교체됨으로써 행정의 계속성안정성지속성이 위협을 받게 되었으며, 행정의 능률성과 전문성이 향상될 수 없었다. 행정의 복잡화와 전문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행정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임용되어 행정의 능률을 저하시켰으며 불필요한 공직이 남설(濫設)되어 재정적 낭비를 초래했다. 국민에 대한 충성보다는 집권자에 대한 충성이 중시되어 행정의 공공성이 약화되고 공무원의 신분이 보장되지 않음으로써 부정부패의 원인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엽관제의 폐해가 실적제 수립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2) 실적제의 의의

① 기회 균등 즉 국민은 누구나 인종종교지연학벌 등의 이유로 공직 임용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② 개인이 지니고 있는 능력자격실적(achievement, merit)이 인사임용의 기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③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지향한다. 정치적 중립성이란 집권 정당이 어느 정당이든 간에 부여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④ 공무원의 신분보장 즉 공무원은 법령이 규정하는 바에 따라 근무하는 한 그의 공무원으로서의 신분은 보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신분보장의 제1차 목적은 정권교체에 흔들림 없이 관료집단이 국가 안정화의 중심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3) 실적제의 장단점

실적제는 공직 취임에의 기회 균등을 보장하며, 공개경쟁시험 등을 통해 유능한 인재를 임용함으로써 행정의 능률성을 높일 수 있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통해 행정의 공정성이 확보되고, 공무원의 신분 보장을 통해 행정의 안정성과 계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다른 한편 실적제는 반엽관제에 지나치게 집착함으로써 인사행정을 소극적경직적비능률적으로 만들고, 강력한 신분 보장으로 인해 직업공무원들에 대한 정치적 상관들의 통제력 확보를 어렵게 하는 단점을 지닌다.

 

3. 엽관제와 실적제의 조화

엽관제와 실적제는 각기 장단점을 지니는 만큼 상호 조화적으로 활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상위직의 경우는 집권자와 정치적 이념을 공유하는 것이 정책의 추진에 유리하기 때문에 엽관제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으나, 절대 다수를 점하는 중하위직 공무원들은 실적에 의해 임용하는 것이 행정의 능률성과 공정성, 안정성, 계속성 확보에 유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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